클로즈업 포천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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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최순자
“가을 아침에 이슬 맞은 빨갛게 익은 사과 한 번 따 먹어봐요. 맛이 기가 막혀요. 힘들 때도 있지만, 그 맛으로 하고 있어요. 포천 사과는 단단하고 아삭아삭해요. 당도도 높고요. 일교차가 크기 때문이죠.”
ⓒ김기영대표
포천 관인 중리에서 나고 자란 후, 한탄강 하늘다리 옆에서 <교동사과농장>을 10년째 운영하는 김기영 대표의 포천 사과 자랑이다. 1984년에 ‘흙에서 같이 살고 싶은 누이 같은 아내(김현숙 씨)’를 만나 결혼했다. 산아제한으로 “삼천리는 초만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라는 때인데, 두 아들을 낳았다.
ⓒ김기영대표
김 대표는 한탄강 범람으로 수몰되어 이전에 하던 낙농을 못 하게 되었다. 벼농사, 밭농사도 했지만 변변치 않았다. 도시로 나갈까도 생각했으나 송충이는 솔잎을 먹는 법, 고향에서 2014년부터 사과 농사를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이게 꿈이었어요. 저희 집은 시골인데도 과일나무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 흔한 앵두, 대추, 밤나무도 없었어요. 과일을 워낙 좋아해서 크면 과일나무를 꼭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졌죠. 저희 어렸을 때는 먹을 게 없었잖아요. 처음에는 집 앞에다 한 2천 평만 해서 그냥 저희 식구 따 먹고 혹시 남으면 팔기도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이천 평을 하더라도 기계는 다 필요해요. 사람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냥 취미 삼아서 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이렇게 규모가 커졌어요.”
ⓒ김기영대표
“내가 하고 싶은 거라서 즐겁게 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못 해요. 사과 농사 기본이론은 있지만, 사람마다 저마다의 농법이 있어 예술이죠. 사과 꽃눈은 벌써 지난해 달려 있어요. 겨울에도 관리해 줘야 맛있는 열매를 맺습니다. 겨울이라고 휴일이 없습니다. 게으르면 사과 농사 못 합니다. 1주에 한 번은 교육도 받지요. 늘 초보 농사꾼처럼 1년 차는 1년 차 교육을, 10년 차는 10년 차 교육을 받지요.”
ⓒ김기영대표
1만여 평에 사과 농사를 짓는 김 대표는 자신만의 사과 농사 철학을 전한다. 이런 자신만의 사과 농사 철학을 가진 <교동사과농장>에서 나오는 사과 품종은 10여 가지이다. 8월 말에는 계란 크기만큼의 루비 S 사과, 추석 명절용으로 크기가 큰 홍로, 한국 품종인 아리수가 출품된다. 9월 말에는 재배가 어렵지만 맛이 제일 간다고 할 수 있는 감홍, 10월 중순에는 시나노 골드, 10월 말에는 양도 많고 맛도 좋은 부사가 나온다.
ⓒ김기영대표
사과는 추위에 강하나 따놓고 얼면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영하 5도로 떨어지기 전인 11월 5일 정도까지는 수확을 마친다. 저장은 포천에서 두 개밖에 없는 특별히 제작한 저온 저장창고에 한다. 특수 제작한 창고로 장기간 보관해도 푸석푸석 않는 싱싱한 사과를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물론 전혀 착색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시민기자 최순자
김 대표의 바람이 있다. “관계 기관에서는 사과 농사 전문 기술에 관한 좋은 강의 자리를 자주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유명한 강사 강의는 하루를 듣더라도 진짜 보탬이 되거든요. 저도 교육을 수시로 듣지만, 파는 것을 포함해서 저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 제 아내도 교육을 듣고 나서 같이 의견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돼요.”
ⓒ김기영대표
“또 하나의 바람이라면, 포천 시민은 어느 고장에 비해 맛이 떨어지지 않는 포천 사과를 많이 애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다른 농산물도요. 대신 생산자는 좋은 제품을 제공해야 할 테고요. 제가 남는 일이 있더라도 창고에 사과를 남겨두는 이유는 지역 단골을 위해서예요. 찾는 데 없으면 다른 지역 사과를 찾게 되잖아요.”
ⓒ시민기자 최순자
김 대표와 아내 김현숙 씨는 속살을 파고드는 추위에도 고남산, 지장산, 종자산 기운이 깃든 사과 농장을 찾는다. 올가을 달고, 단단하고, 아삭아삭한 이슬 머금은 포천 사과 수확을 위해서다.
[싱그러움이 숨쉬는, 교동사과농장]
- 주소: 포천시 관인면 중리 39번지
- 전화: 010-6363-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