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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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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냉동이 좋을까 냉장이 좋을까?

시민기자 이정식

삼겹살을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여기 있다. 나는 즐기는 편이 아니다. 고기를 불 위에 올려 구워 먹는 것 자체가 좀 번거롭고 그 맛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대표 외식 메뉴는 역시 삼겹살이다. 회식에도 단골로 등장하고, 집에서도 잘들 해 먹는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삼겹살에 빠지는 것일까?


ⓒ시민기자 이정식

삼겹살은 어려웠던 우리네 과거와 깊은 관계가 있다. 평소 고기 한 점 먹기 어려웠던 60~70년대 고기 먹는 날은 일 년에 잘해야 명절 때 몇 번뿐이었다. 먹고 싶은데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고기였다. 80년대 일본으로 처음 수출하게 된 한국의 돼지고기는 주로 일본 사람이 즐겨 먹었던 돈가스나 국으로 먹었던 돼지 등심과 안심이었다. 다른 부위는 수출이 되지 않으니 특히 일본인들이 싫어했던 기름 육인 삼겹살 부위를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서 팔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가 자주 삼겹살을 먹게 된 시기였다.


ⓒ시민기자 이정식

하긴 내가 생각해도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엔 삼겹살을 먹은 기억이 거의 없다. 당시엔 잘 먹지 않던 부위가 이젠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고기로 변신한 것이다. 호불호도 갈리고 건강에 좋다는 말과 치명적이라는 말이 난무하지만 어쨌든 오늘도 많은 사람 저녁이면 삼겹살집으로 향한다. 너무 흔한 회식 아이템이다 보니 좋아하지 않아도 자주 갈 수밖에 없다. 송년회 시즌 연속으로 여러 번 가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삼겹살은 냉장과 냉동 삼겹살의 기호가 아주 크다는 것이다.

보통 우린 마트나 정육점에서 냉동이 아닌 냉장 삼겹살을 산다. 당연한 일이다. 얼린 고기보다 냉장육이 훨씬 신선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장 삼겹살이 무조건 냉동 삼겹살보다 맛나고 좋은 것도 아니다. 삼겹살 기름을 좀 더 진득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냉동 삼겹살을 먹는 것도 좋다. 냉동 삼겹살의 경우 물과 함께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직화가 아니라 팬이나 은박지 위에 굽기 때문이다.


ⓒ시민기자 이정식

당연한 말이지만 직화보다 기름이 많이 남아 그 기름에 김치나 콩나물, 파채, 버섯 같은 야채를 올려 구워 먹는다. 중국 음식이 맛난 이유가 돼지기름 때문이라는데, 같은 효과다. 진한 돼지기름을 머금은 김치 볶음이나 버섯구이가 되는 것이다. 물론 냉장 삼겹살도 이렇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얼리지 않은 삼겹살을 먹는 이유 중 하나는 직화로 구워 불향이 나게 먹기 위해서이다. 석쇠나 구멍이 뚫린 팬 위에 구워 삼겹살의 육즙이 빠지지 않은 고기 자체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냉동 삼겹살은 아주 오래되거나 질이 안 좋은 고기가 아니라면, 대부분 굽는 과정에서 고기가 얇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돼지고기를 씹는 맛보다는 고소하고 기름진 햄을 먹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내 입엔 더 고소하고 식감이 좋았다. 물론 진정한 삼겹살의 맛은 역시 생고기에 있다고 선을 긋는 사람들도 있지만, 왠지 모를 추억 비슷한 맛과 김치를 함께 구워 먹던 군 시절의 맛이 한데 어우러져 내 입엔 냉동이 더 낫게 느껴졌다. 글쎄 개인적인 취향이라 어느 것이 더 낫다는 말은 못 하겠다. 어느 편이나 삼겹살은 우리네 저녁 회식의 단골 등장 메뉴이고,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의 가장 큰 열량 공급원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시민기자 이정식

너무 많이, 자주 먹지만 않는다면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좋은 고기이기도 하다. 술도 그렇고, 고기도 그렇고 적당히 즐기면서 먹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누구라도 이번 연말에 삼겹살을 무척들 먹게 될 텐데, 한 번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싶다. 작은 취향이지만, 서로를 알아가고 커다란 대화 주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자! 냉동 삼겹살이 좋은가? 아님, 냉장 삼겹살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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