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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흘읍 수목원길은 '포도길'로 변신 중
포천 소흘읍 '수목원 포도'
시민기자 변영숙


▲ 포도   ⓒ 시민기자 변영숙
일제 강점기 민족시인 이육사는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곳’이라고 노래했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시인은 호미곶과 가까운 포항시 일월동 옛 포도원에서 시상을 떠올려 청포도시를 지었다고 한다.

▲ 포도   ⓒ 시민기자 변영숙
이제 계절은 바야흐로 9월. 우리 고장 포천시 소흘읍 짙은 와인색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경기 북부의 유명 포도 산지인 포천시에는 운악산 기슭, 가산면, 소흘읍 등을 중심으로 넓게 재배지가 분포되어 있으며, 이들 포도들은 ‘포천운악산포도’, ‘포천수목원포도’ 등의 고유한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출시된다.

소흘읍 9월의 진풍경 포도 ‘로드마켓’
▲ 로드마켓   ⓒ 시민기자 변영숙
9월 초순이 지나 이맘때쯤, 국립수목원길에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의정부 방향에서 축석 고개를 넘으면서부터 도로변에는 운동회 때나 볼 수 있는 천막의 행렬이 시작되어 국립수목원을 지나 남양주시와 포천 경계까지 이어지는 것. 천막의 천장까지 쌓아 올려진 ‘수목원포도’ 글자가 선명한 종이박스와 ‘ㅇㅇㅇ농원’이라는 입간판을 보면 어렵지 않게 여기가 그 유명한 ‘포천수목원포도' 산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 포도   ⓒ 시민기자 변영숙
복길이네 포도농원, 이삿갓농원, 푸른농원, 박사포도농원, 무림포도농원, 형제포도농원, 부부포도농원, 신성농원 등 일대에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포도 농가가 많다. 포천의 ‘그레이프 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다.

▲ 포도   ⓒ 시민기자 변영숙
수목원포도는 소흘읍 무림, 이곡, 직동리를 중심으로 약 80개 농가, 약 25ha 면적에서 생산되며 100% ‘켐벨얼리’ 품종이다. 켐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포도 품종으로 껍질은 짙은 보라색에 가깝고 포도알은 거봉보다 작은데 수목원 포도의 당도는 18브릭스(Brix) 정도로 일반 포도의 16브릭스보다 높아 훨씬 맛이 좋아 찾는 사람이 많다.


▲ 포도   ⓒ 시민기자 변영숙
대부분 직거래방식으로 판매되는 수목원포도은 매년 100%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때문에 이맘때만 되면 이렇듯 긴 ‘포도 로드 마켓’이 서는 것. 수목원포도 직거래장터는 보통 추석 전까지 이어지고, 길게는 추석이 지나서까지도 운영된다고 한다.

수목원포도 직거래장터

▲ 포도   ⓒ 시민기자 변영숙
포도농원 사장들은 비가 내리는 것도 아랑곳없이 도로변에 나와서 손님을 맞이했다. 내리는 비 탓으로 판매장은 비교적 한가했는데 간혹 차를 세우고 3~4박스씩 사가는 손님도 눈에 띄었다. 사장님들은 손님이 떠나면 곧바로 포도 손질을 하느라 쉴 틈 없이 바빴다.

▲ 포도   ⓒ 시민기자 변영숙 
“이거 하나 먹어보세요.” 한집 한집 둘러보고 있는데 사람 좋아 보이는 푸른농원 사장님이 불러세웠다. 궁금한 것 좀 물어봐야겠다 싶어 마다하지 않고 멈춰섰다.

“여기 포도 산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농가는 몇 집 정도 되나요?”“한 20년쯤 됐죠. 여기 대략 작목반이 3개가 있어요. 그 회원이 80집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재배지는 한 8만 평 정도 되죠. 여기 포도는 직거래로 다 판매되는데 다 팔려요. 올해 포도는 날씨가 안 좋아서 작년보다 품질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질문보다 훨씬 많은 대답을 해 주신 사장님은 먹어보라며 포도 한 송이를 통째로 집어 주신다. “이걸 다요?” 하고 물으니 “그거 뭐 얼마나 된다고요. 드셔 보세요.” 포도 한 알을 따서 입에 넣으니 포도 껍질을 뚫고 나온 포도과즙이 사르르 입안에 퍼지는 데 생각보다 시지도 않고 달달하니 맛이 좋았다.

“여기 포도는 가격이 다 똑같은가 봐요?”“네. 똑같아요. 가격은 농가들이 모여 같이 정해요.”

▲ 포도농가   ⓒ 시민기자 변영숙
괜찮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포장지에 동일한 가격. 더 많이 팔겠다고 싸게 팔아 시장을 교란시킬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올해 수목원포도의 판매가는 5kg 기준 25,000원이다. 마트 물건보다 훨씬 싱싱하고 직접 맛을 보고 살 수 있는데다가 가격도 훨씬 저렴하니 비를 맞으면서도 차에서 내려 3~4박스씩 담아가는 이유가 있었다. 나도 얼른 1박스를 차에 실었다.

집집마다 포도가 익어가는 마을 무림 1리

▲ 무림1리   ⓒ 시민기자 변영숙
도로변 안 쪽에 위치한 무림 1리로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포도가 주렁주렁 달린 포도밭이 눈에 들어왔다. 포도송이가 모두 봉지에 쌓여 있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충분히 시선을 사로잡았다. 포도밭 외에도 옥수수밭, 깨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 포도농가   ⓒ 시민기자 변영숙
마을 앞쪽으로 멀리 죽엽산과 노고산의 연봉들이 물결치고, 앞쪽으로는 ‘꽃봉’이란 이름의 밥주발만 한 봉우리 두 개가 마을과 마을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봉우리 이름을 어찌 그리 예쁘게 지었는지 마을 사람들의 작명 센스가 보통이 아니다. 그런데 외지 사람들은 봉우리 2개와 사이에 골이 팬 모습이 여인의 유방을 닮았다고 ‘유방봉’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 이런 직설법은 별로인 듯.
▲ 포도농가   ⓒ 시민기자 변영숙

※ 무림리는 중말 안말, 건너말 등 세 개의 작은 마을로 구성된 마을로 약 4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산다. 무림리에서 포도 재배가 시작된 것은 1998년경부터이다. 해발 고도가 높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교차가 크고 배수가 잘되는 토질이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수목원포도의 명성은 땅과 자연기후에도 일정 부분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무림리 전체 농지의 1/10이 포도농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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