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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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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산, 억새꽃을 따라 걷는 여행
시민기자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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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 한결

지난 10월 9일 금요일, 한글날인 휴일을 맞아 집을 나섰다. 10월에 들어서면 명성산에는 억새꽃이 핀다는 걸 알기에 단풍과 억새꽃을 보러 출발하게 되었다. 공휴일인 만큼 사람들이 많이 올까 봐 오전 9시 전에 산정호수 옆에 있는 상동 주차장에 도착했다. 나름 일찍 출발해서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뿔싸 이미 주차장은 만석이었다. 30분 더 일찍 출발할 걸 스스로 자책하며 주차장을 돌아 나가던 찰나, 마침 딱 한자리가 비어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요즘 가을 날씨가 선선하고 햇빛이 좋아 사람들이 나들이하러 포천에 많이 놀러 오는 것 같았다. 10월 안에 명성산에 가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주말이나 휴일에는 꼭 오전 8시 30분 전에 가기를 추천한다. 그래야 주차도 쉽게 할 수 있고 억새꽃 군락지에서 사진도 더 예쁘게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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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 한결

명성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진행 중인 만큼 개인 마스크를 착용하고 2m 거리를 유지하며 손 소독제를 사용하여 손을 자주 씻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집안에만 있기 답답하여 밖으로 바람 쐬러 나온 사람들이 많은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이 걱정되었는데, 내 기우가 무색하게 등산을 하며 만난 사람들 모두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3ⓒ 시민기자 한결

평소에 등산을 즐기지 않아 산을 오랜만에 찾기도 했지만, 명성산을 약 4년 만에 오게 되었다. 오랜만에 와서 보니 이전보다 등산로도 더 깔끔하게 정비되어 편안히 올라갈 수 있었다.

4 ⓒ 시민기자 한결

10월 초라 그런지 아직은 전체적으로 단풍이 들지는 않았다. 푸릇푸릇한 나무에 둘러싸여 산을 오르다 보니 조금씩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이 보였다. 아마 이번 주나 다음 주에 다시 찾는다면 빨갛게 물든 명성산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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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 한결

4년 전 기억으로는 분명 1시간 만에 억새꽃 군락지에 도착했던 거 같은데…… 1시간하고도 40분이 더 걸려서 도착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올라가는 길이 길어서인지 가족 단위의 관광객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더 많았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며 중간에 물도 마시고 쉬다 보니 도착하게 된 억새꽃 군락지. 사실 올라가는 길에 괜히 왔나 후회도 들었지만, 억새꽃 군락지를 마주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억새 풍경 길을 따라 보이는 명성산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황금색 억새꽃이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에는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꽃과 한 그루의 나무는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내가 보고 있는 이 풍경이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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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 한결

억새 풍경 길을 따라 천천히 팔각정까지 걸어 올라갔다.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다 보니 어느새 핸드폰 앨범이 억새꽃으로 가득 찰 정도였다. 밑에서 보는 풍경이 다인 줄 알았는데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은 또 색달라서 계속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4년 전과는 다르게 팔각정까지 올라가는 길이 나무 데크로 정비되어 있어 더는 흙길이 아니었다. 깔끔한 나무계단을 밟고 팔각정까지 올라가다 보니 전보다 더 빠르고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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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 한결

팔각정 옆에는 1년 후에 나에게 쓰는 우편함이 설치되어 있었다. 10월 한 달 동안 우편함에 넣은 편지는 1년 뒤에 다시 나에게 보내준다고 쓰여 있었다. 미리 편지를 써오지 않아 이용할 순 없었지만, 오늘의 내가 쓴 편지를 1년 뒤에 받는다는 상상을 하니 명성산에 대한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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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 한결

팔각정에서 명성산의 정상인 삼각봉까지 가기 위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올라온 길보다 경사가 급해져 힘들었지만, 그만큼 더 높이 올라가다 보니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굉장히 멋있어졌다. 중간에 포토스팟으로 벤치가 있어 너도나도 의자에 앉아 광활한 산맥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다시 가파른 길을 걸어 올라가니 저 멀리 산정호수까지 보이게 되었다. 힘들어서 삼각봉까진 가지 못했지만 산정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조금씩 가을로 물들어가는 산과 파란 호수, 선선한 바람까지. 마치 내가 조선 시대 선비가 된 것 마냥 유유자적 경관을 즐길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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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산 억새꽃 구경을 다 마치고 올라올 때와는 다르게 자인사 코스인 3코스로 하산하게 되었다. 명성산에서 제일 빠른 코스로 하산해 굶주린 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자인사 코스를 통해 하산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길이 정말 가팔랐다. 경사도 급하고 심지어 돌길이어서 천천히 조심해서 내려가야 하는 길이었다. 경사가 가파르지만, 코스 자체는 짧아 선택한 길이었는데 생각보다 하산하는 시간이 올라온 시간보다 크게 단축되진 않았다. 그래도 자인사 코스로 하산하며 명성산의 다른 모습을 보니 기분이 색다르고 좋았다.
자인사에 도착해 도로를 따라 산정호수에 도착했다. 햇살에 비친 물이 반짝이고 있었다. 선선한 날씨와 햇살을 머금은 호수 위로 지나가는 오리배, 그리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오랜만에 한 산행은 조금 고되기도 했지만, 그 모든 힘듦을 상쇄시켜줄 억새꽃 풍경과 산정호수의 평화로움은, 단풍이 절정에 이를 다음 주에도 나를 명성산으로 이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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