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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단풍 숲에 빠졌던 하루
만추의 국립수목원
시민기자 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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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 변영숙

이맘때쯤 사람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시는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일 것이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 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무거운 포도의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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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계절 나는 이렇게 시 구절을 바꿔 노래하고 싶다. ‘아 가을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이틀만 더 화창한 가을날을 베푸시어 만추의 아름다움을 즐기게 하시고 혹독한 겨울을 준비하게 하소서’라고.

수목원은 막바지 단풍 향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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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에서는 늦가을 단풍들이 마지막 화려한 쇼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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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 들어서기도 전에 바닥을 뒤덮고 있는 낙엽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언제 이렇게 나뭇잎이 다 떨어졌을까.’ 늘 나의 예상보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특히 봄과 가을은 다른 계절보다 빨라 미처 계절이 바뀌었다는 것도 모른 채 ‘어’하는 사이 놓치기 십상이다. 올해도 마찬가지. ‘이제 단풍이 한창이겠지’ 하고 왔는데 이미 한창때는 지나 있었다. 그래도 고왔다. 하늘이고 땅이고 수목원은 말 그대로 ‘단풍 천지고 낙엽 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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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둘러보니 모두가 가을 단풍에 푹 빠진 모습들이다. 아이 손을 잡은 젊은 부부들, 연인들, 중년의 연인들, 동년배분들과 나들잇길에 나선 초로의 어르신들, 중년의 주부들.. 모두 자연이 베푼 아름다운 장면 앞에서 감사하고 행복해한다.

생명의 길- 에코길

수목원에 여러 번 발길을 했지만, 이 계절 수목원 방문은 처음이다. 어디로 가야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에코길’을 택했다. 어느 길이든 단풍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겠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도 했고 사람들이 많지 않은 길을 호젓하게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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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걸어가는 손을 꼭 잡은 중년 연인들의 모습이 참 애틋해 보였다. 새로 시작한 사랑인가. 부부인가 혼자 상상하다 길에 집중한다. 에코길은 ‘재생의 길’이 맞겠다 싶다. 이 길에는 태풍이나 질병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밑동까지 드러낸 채 영면을 취하고 있었다. 거칠게 표현하면 ‘죽은 나무들의 길’이었다. 거대한 몸통이 뿌지직 엄청난 소리를 내며 숲의 고요함을 깨고 쓰러지던 그 순간이 저절로 상상된다. 땅속의 단단한 뿌리조차 버티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충격…그것을 우리는 ‘자연’이라고 부른다. ‘에코길’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연의 강력한 힘과 억지 없는 생명의 순환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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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단풍을 원하는 이들은 에코길보다는 다른 길이 좋겠다. 뒤따라오던 노신사분들도 ‘이 길은 언제 끝나냐’라며 조바심을 낸다. 다행히 얼마 안 있어 에코길은 주 산책로와 만난다. 강줄기가 흐르다 하나의 큰 줄기로 만나듯 여러 갈래로 뻗어있던 수목원 길들도 넓은 주 산책로와 만나게 된다. 이 또한 자연의 이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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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는 육림호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숲속의 호수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곳이다. 오두막 카페가 있어 제일 번잡한 곳이기도 하다. 좁은 카페 안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숲속에서 진한 커피 한 잔은 포기하기로 한다. 카페 앞 숲의 단풍이 유난히 붉다.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감탄사에 아랑곳없이 수목원의 가을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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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국립수목원 이용은 인터넷 사전 예약이 필수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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