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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룡리 석조여래입상 답사기

시민기자 서상경

포천시 어룡동 왕방산 기슭에는 고려시대 석불이 있다. 명칭은 포천석조여래입상(抱川石造如來立像)이다. 석조는 돌로 만들었다는 뜻이고 여래는 부처님을 높여 부르는 이름이며 입상은 서 있는 형상이다. 누가 어떤 의미로 만들었을까? 지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직접 방문을 해보기로 했다. 43번국도 어룡2통 삼거리에 선광사 표석이 있다. 이곳에서 걸어가기로 한다. 어룡리의 마을길을 따라 왕방산 방향으로 들어간다. 선광사까지는 3km, 40분이 걸린다. 11월의 선광사는 고즈넉한 느낌이 든다. 선광사 왼쪽으로 석조여래입상 이정표가 있다.

▲43번 국도 선광사 표석ⓒ시민기자 서상경

▲선광사ⓒ시민기자 서상경

불교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무엇일까? 인간사 모든 근원은 자신에게 있고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니 이를 업(業)이라고 했다. 생로병사는 인간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이기에 불교는 위안이 된다. 고통의 업에서 헤어나기 위하여 불교에 의지하고 부처로부터 믿음을 구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불교에서 깨달은 자를 불(佛) 또는 여래(如來)라고 한다. 사람들은 번뇌의 고통을 벗어난 존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기에 부처를 모시고 기도해왔다. 부처는 주로 사찰에 모시지만 아주 깊은 산중 바위벽에 불상을 새기기도 했다. 어룡리의 석조여래입상도 꽤 깊은 산중에 모셔져 있다. 선광사에서 약 1km, 20분 거리를 올라야 한다. 믿음이 부족한 자 이 한적한 산길을 오를 수 있을까.

▲산길ⓒ시민기자 서상경 

▲미륵전 해후ⓒ시민기자 서상경

중간중간에 여래입상 이정표가 있어서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산길의 마지막에 있는 ‘미륵전 해후’라는 안내판이 힘을 준다. 다 왔구나! 깊은 산속으로만 들어간다 생각했는데 넓은 터가 나온다. 혹 이곳이 옛 절터는 아니었을까. 석조여래입상은 보호각 안에 모셔져 있다. 1995년 8월 7일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55호로 지정되었다. 전체 높이는 2.6m, 너비는 1.2m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불상은 전체적으로 마모가 심한 모습이다.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뜻일 테다. 머리 위에는 혹처럼 생긴 큼직한 육계(肉髻)가 있다. 육계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한다. 그리고 이마에는 백호를 새겨놓았다. 백호에서 나오는 광명이 온 세상을 두루 비춘다고 한다. 코도 큰 편인데 누군가 코의 뾰족한 부분을 잘라갔다. 길게 늘어진 귓불도 꽤 인상적이다.

▲돌탑과 보호각ⓒ시민기자 서상경 

▲기도ⓒ시민기자 서상경

고려시대 전기에 조성한 불상이지만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적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손 모양으로 보아 미륵불로 추정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살아가기 힘들 때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석가모니 부처가 입멸하여 56억 7천만 년이 지난 뒤 미륵불이 출현한다고 믿었다. 미륵불이 출현하기 전까지 중생을 구제하도록 위임받은 분이 지장보살이다. 포천지역은 지장 신앙과 미륵 신앙이 성행했던 곳이었다. 아마도 후삼국시대에 궁예의 세력 아래 있었던 때문에 미륵신앙이 깊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어느 누군가 왕방산 중턱에 불상을 조성했던 것은 아닐까.

▲포천석조여래입상ⓒ시민기자 서상경

포천석조여래입상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이 불상은 석가모니불로 고려시대 중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의 바위로 광배와 부처의 몸, 대좌를 만들었다. 코 부분이 파손된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불상의 형태, 손 모양, 옷 주름 등은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다.~”

오늘날 포천지역 불교의 특징은 오래된 고찰이 없다는 점이다. 조선시대와 6.25 전쟁으로 거의 폐사되었다. 그나마 전통사찰로 백운산 흥룡사, 왕방산 왕산사, 원통산 원통사가 남아 있고 나머지는 거의 신생 사찰이거나 사설 암자다. 또한 불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지장산은 대표적인 지장보살의 상주처로 지장 신앙이 성행했음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향토문화대전-포천의 불교)

그러하므로 포천석조여래입상은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 힘들여 올라선 산길에서 사람들은 여래의 존재에 힘을 얻었을까. 여래입상 옆에서 돌탑을 쌓으며 마음의 각오를 새겼는지도 모른다. 저세상으로 내려가면 다시 힘을 내어 잘 살아보겠노라고. 근심 걱정은 잊어버리고 깨달음을 구해보겠노라고 다짐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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