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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추석 명절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시민기자 이정식

추석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올해는 다른 해와는 확연히 다른 명절이 될 것 같다. 원래 추석 명절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인척들을 만나 맛난 음식과 술을 나누고, 조상께 차례를 올리는, 말 그대로 민족과 겨레의 만남의 장이다. 보고 싶은 누군가를 만난다는 생각으로 끔찍하게 막히는 도로에서 지칠 정도로 운전해도 모두들 즐거워했다. 현대 명절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지금도 역시 바리바리 선물과 음식을 잔뜩 싸 들고, 깔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는 것이 추석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올해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고향까지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적인 어려움을 반영한 탓일까? 매년 찾아가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신 영중면 금주리의 묘원에서 이번 명절 기간에는 방문하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가 왔다. 정말 아쉬웠다. 일 년에 한 번 가는 곳인데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특히 아버지의 실망은 대단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나 역시 그 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명절 전 일요일에 다른 식구들은 모두 놔두고 아버지만 모시고 묘원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렇게라도 해 드려야 아버지의 서운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요일 아침 아침밥을 먹고 우린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지 몰라 사람들을 피해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내 예상대로 평소 명절에는 차가 올라가기도 힘들던 이 길에 왕래하는 차량이 거의 없었다. 묘원에 도착해보니 군데군데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은 있었지만, 역시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한 몇몇 가족들이 성묘의 아쉬움을 일정을 당겨 방문한 것으로 달래고 있었다. 여기마저도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말을 잘 듣는 것인지도 모른다. 국가 시책이라 하니 다들 오고 싶은 마음을 접고 잘들 참고 있으니 말이다. 매년 추석 명절이면 가족들이 이 묘원으로 성묘를 온 것이 벌써 40년 가까이 된 일인데 올해 같은 때는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성묘를 하게 되었으니 마음의 짐은 조금 내려놓은 셈이다. 아버지 역시 오기 전보다 내려가면서 훨씬 홀가분한 모습이셨다. 내년 추석엔 예년처럼 모두들 함께 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맘껏 성묘를 할 수 있겠지? 그때까지는 조금 힘들어도 잘 참고, 견디는 수밖에... 코로나19로 명절의 모습도 사뭇 달라졌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위기도 잘 이겨내고 넘길 것이다. 옛사람들의 말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영중면 금주리   ⓒ 시민기자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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