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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적연길의 추억

시민기자 유예숙

나른해지는 7월의 오후 집안에서의 분주함이 온도를 오르게 했던 걸까. 집을 나서니 기분 탓인지 몸과 맘이 시원해진다. 더위를 피해 화적연길 걸어보자고 떠나 화적연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다. 차에서 내려 화적연을 바라보며 그늘에 있으니 햇볕은 따가워도 바람이 불어주어 시원했다. 불어오는 바람에 시원해지니 갈까 말까 미적거리게 된다. “바람이 불어 시원해서 가기 싫어? 싫으면 말고 갈 거면 서두르고... ” 가보지 않은 길이라 알 수 없으니 어둡기 전에 안전하게 돌아와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즐기는 것도 좋지만 안전이 우선이니 출발이라고 외치며 앞서 걸었다.


▲ 화적연 ⓒ 시민기자 유예숙

카메라와 물 한 병 들고 출발이다. 화적연을 보고 주차장 우측 데크로 향해 올라서니 좌측으로 노란 대형 통이 보이고 그 사이로 걷는 오르막길이 시작이다. 시작부터 숨이 살짝 가빠지며 느려지는 발걸음이 허약체질임을 증명한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도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다. 반복해서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울타리 풍경이 밧줄 울타리에서 나무 울타리로 바뀐 풍경이다. 안전을 위한 울타리를 보니 마음 든든하지 않아 숨 가쁘지 않은 척 말을 거는데 어느새 저만치 가고 있었다.


▲ 화적연 ⓒ 시민기자 유예숙 

멍석을 깔아 놓은 듯 깔린 길을 걸으며 덜 미끄러워 걷기에 좋네... 배려한 길이네... 듣든 말든 혼잣말처럼 떠들며 오르락내리락 빠른 걸음으로 속도를 냈다. 한참을 걷다 보니 향긋한 향기와 함께 내리막길에는 꽃도 아닌 것이 사뿐히 밟고 가기에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낙엽송 솔방울 씨앗을 빼먹은 꼬투리가 꽃잎처럼 떨어져 깔려있다. 어느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사뿐히 즈려 밟기엔 미끄러워 조심해야 해” 하는 말에 “오~예 괜찮은데 그 유머”라고 말하며 웃어주었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조심조심 걷다가 마주한 탁 트인 풍경 평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와아~ 좋은데' 새로운 세상을 만난 기분이다.



▲ 화적연 ⓒ 시민기자 유예숙
 
볕 드는 숲속 길을 걷다 보면 강이 보이지 않아도 물소리가 들려 시원하게 느껴지고 경쾌한 음악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여 발걸음이 빨라지기도 했다. 길가에서 만난 각시원추리와 하늘 높이 쭉쭉 뻗은 잣나무와 그 사이 오솔길에 비치는 햇살, 강 건너 보이는 희한한 바위, 두 갈래 길에서 보는 허리 잘린 고목 등등 볼거리에 몸과 맘이 호강이다. 두 갈래 길을 만나 선택을 하고 걷다 보면 마치 절벽 길을 가기 위한 관문처럼 향나무가 문지기처럼 서 있다.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데크길 옆으로 보이는 강은 잔잔하게 흐르는데 물빛이 진한 것이 깊어 보여 더 무섭게 느껴졌다.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절벽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넓은 장소다. 
 

▲ 화적연 ⓒ 시민기자 유예숙

전망대라 내 맘대로 이름 짓고 벤치에 앉아 지나온 한탄강의 물길을 바라보니 편안해졌다. 휴식 후 동행자가 인증샷을 찍으려 벤치에 앉다가 벌에게 손등을 쏘이는 일이... 그래도 나는 무사히 목적지를 향해 앞서서 출발 잠시 후 또 "어어 "하는 소리에 돌아다보니 강물을 바라보며 난감해한다. 카메라 뚜껑을 떨어뜨려 시퍼런 강물 위에 둥둥 떠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가파른 절벽 바위 아래로 내려가 건져 보겠다는 행동에 나는 펄쩍 뛰며 소리 질렀다. 다시 사면 될 걸 목숨하고 바꾸려느냐고... 동행자는 자신의 행동을 만회하려는 듯 건질 수 있는데 너무 야단하니 미련을 못 버린 듯 자꾸 되뇐다. 
 

▲ 화적연 ⓒ 시민기자 유예숙

한바탕 소동을 끝내고 숲 같은 평지의 넓은 임도를 걸으니 햇살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망초대꽃과 빨간 산딸기에 시선을 빼앗기기도 하며 도착한 곳이 새롭게 만들어진 다리다. 아직은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다리지만 내 맘대로 화적연교라 이름 붙여본다. 다리에 노을빛이 비치니 우리를 환영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강을 바라보고 서 있자니 노을빛이 온몸을 감싸듯 온기가 느껴져 편안하고 행복하다. 그 온기를 간직하며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되돌아가는 길에 산 위쪽 데크길로 올라가니 넓은 평지다. 그곳에서 보는 강 건너 풍경은 먼 산과 도심의 아파트였지만 그 풍경 속 일상들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강가를 걸으며 자연이 선물하는 풍경을 보고, 물 흐르는 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풀벌레 우는소리 등을 듣고, 느끼는 감사한 시간 화적연에 돌아오니 여유로운 3시간의 여정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 화적연 ⓒ 시민기자 유예숙

화적연을 측면에서만 보다가 화적연길 걸으며 보았던 전체적인 형상은 사뿐히 날아올라 뛰어놀고 싶을 만큼 인상 깊었다. 언제 가도 시원함과 후련함을 선사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하는 것이 꺼려지고 장마 폭우로 인한 안타까운 뉴스만 전해지는 날들이다.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위상이 드높아진 화적연길의 추억을 소환하며 파이팅 해본다. 여러분도 코로나19를 이기며 슬기로운 여름 나기 위하여 함께 파이팅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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